광 재 : 목사님, 어젠 당직이라서 교회에 올 수 없었어요. 책상에 앉아서 큐티는 했는데 계속 마음이 찔리더라고요.
L목사 : 크리스천 직업인들이 고민하는 문제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주일 성수 문제지, 사실,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더 이상 율법적 주일 성수의 틀 안에서 생활하려고 한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란다. 주일 성수의 기본 원리가 성경에 나와 있긴 하지만, 그리스도의 구속을 체험한 신약의 성도들은 구약적인 율법주의에서 벗어나야 하지, 그렇다고 세속화된 편의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단다. 둘 사이의 균형잡힌 원리를 가져야지.
광 재 : 균형잡힌 원리요?
L목사 : 응. 일단 주일성수의 기본적인 목적은 육체적, 정신적 쉼을 얻는 것이야. 단순히 몸의 활동을 중단하는 것 이상으로 생산성과 성취욕으로 가득 찬 이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좀 더 깊은 의미가 있단다. 이 원리를 따르려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고용된 사람들도 쉬게 해야 하고, 수입이 감소되는 불이익도 감수할 줄 알아야지. 재물의 주인이 하나님이시기에 우리가 하루 쉬더라도 넉넉히 살아가게 해주신다는 믿음으로 말이야.
광 재 : 목사님. 저는 주일 성수가 단순히 쉼을 넘어 예배와 성도간의 교제를 통해 힘을 얻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해요.
L목사 : 그래. 사실, 주일 성수는 주일에 행해지는 예배가 그 핵심이라 할 수 있어. 예배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드려지는 것이지만, 그 영적 유익은 고스란히 성도들에게 돌아오지. 사회에서 지친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는 시간이 바로 주일이야. 방전된 핸드포늘 그냥 두는 것은 참된 안식이 아니지? 핸드폰을 충전지에 꽂아둘 때 참된 안식이 성립되는 것처럼, 주일 성수는 '쉼'뿐만 아니라 '힘'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해.
광 재 : 그렇군요. 다음번 당직 때는 회사 근처 교회에서 1부 예배라도 드려야겠어요.
L목사 : 그래, 수만 가지의 직업이 생긴 현대사회에서 주일성수를 너무 문자적으로 해석해서도 안 되지만, 너무 자기 편한대로 원칙없이 행하는 것도 문제가 된단다.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름의 원칙이 필요해. 우리 청년부의 형준이와 은혜처럼, 소방관과 간호사 같은 주일에도 그무해야 하는 이들은 수요예배나 금요예배 등을 통해 '숨'과 '힘'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지.
광 재 : 그런데 전 유년부 교사에 청년부 리더에 성가대까지 하다 보니 주일날 쉰다기보다는 일한다는 느낌이 많아요. 보람되고 기쁘지만 피곤한 적도 많아요.
L목사 : 쉼과 힘의 원리 외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'짐'의 원칙이란다. 성도들이 쉼과 힘을 얻기 위해서는 공동체 내에서 너처럼 짐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겠지? 안식일에 사람들에게 쉼과 힘을 주시기 위해 일하셔야만 했던 예수님처럼(요5:17)말이야. 물론 너무 많은 봉사로 쉼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려서는 안 되니 균형을 잘 잡아야지.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성도들로 하여금 각양 은사에 따라 공동체의 짐을 서로 나누어지는 것이야.
[출 20:10-11]
(10)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(11)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 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
[요 5:17] 예수께서 저희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하시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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